운동 중 옆구리 통증이 갑자기 찾아오는 이유
달리기를 시작한 지 10분쯤 됐을 때 옆구리가 칼로 찌르는 것처럼 아파지는 경험, 운동하는 사람의 60~70%가 한 번 이상 겪는다. 정식 명칭은 운동 유발성 일과성 복통(ETAP)이다. 통증이 생기면 대부분 "체력이 부족해서" 혹은 "준비운동을 안 해서"라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이 통증은 단일 원인이 아니라 세 가지 메커니즘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고, 발생 위치에 따라 어느 메커니즘이 주된 원인인지 달라진다. 알고 나면 같은 통증이 와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훨씬 명확해진다.

1. 횡격막 허혈 — 호흡근에 혈액이 부족해지는 순간
가장 오래된 이론이다. 강도 높은 운동 중에는 혈액이 골격근 쪽으로 집중되면서 횡격막으로 가는 혈류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동시에 운동 강도가 올라갈수록 호흡 횟수가 늘어나 횡격막의 수축 빈도와 산소 요구량은 급증한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불균형이 심해지면 횡격막 근육에 일시적인 허혈과 경련이 생기고, 이게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나타난다는 게 이 이론의 핵심이다. 오른쪽 아랫 흉곽 아래에서 통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도 여기서 설명된다. 횡격막 오른쪽 돔이 왼쪽보다 크고 간의 무게를 지지하기 때문에 오른쪽에 부하가 더 걸린다.
| 달리기 | 약 60~70% | 오른쪽·왼쪽 옆구리, 상복부 |
| 수영 | 약 75% | 상복부 중앙, 양 옆구리 |
| 자전거 | 약 32% | 옆구리, 상복부 |
| 에어로빅·댄스 | 약 52% | 다양한 복부 부위 |
2. 내장 인대 견인 — 장기가 흔들리면서 당긴다
수영에서도 ETAP이 달리기보다 높은 비율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횡격막 허혈 이론 하나로는 설명이 안 됐다. 수영은 상하 충격이 없는 운동인데 왜 통증이 생기는가. 여기서 나온 게 내장 인대 견인 이론이다.
위, 간, 비장 같은 복강 내 장기들은 내장 인대를 통해 횡격막과 복벽에 연결되어 있다. 달리기처럼 반복적인 상하 충격이 있는 운동에서는 착지할 때마다 장기들이 아래로 가속되면서 인대를 위아래로 반복적으로 당기는 힘이 생긴다. 오른쪽 통증이 많은 것도 간이 성인 기준 약 1.2~1.5kg으로 무거운 장기이기 때문이다. 식사 직후에 운동하면 위가 음식으로 채워져 무거워진 상태라 인대에 걸리는 부하가 커지고 통증도 심해지는 것도 이 이론으로 설명된다.

3. 복막 마찰 — 최근 주목받는 세 번째 가설
비교적 최근에 주목받는 이론이다. 복강 내 장기들은 복막이라는 얇은 막으로 덮여 있고, 복막 사이에는 소량의 윤활액이 있다. 평소에는 이 윤활액이 충분하지만 탈수 상태이거나 위가 팽창한 경우, 혹은 격렬한 운동 중에는 복막 면 사이의 마찰이 증가할 수 있다.
이 이론이 설득력을 얻는 건 달리기보다 수영에서 ETAP 발생률이 높은 현상을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수영은 충격은 없지만 몸통 회전과 호흡 패턴 변화로 복막 마찰이 생길 수 있다. 또 탄산음료나 과당이 많은 음료를 마신 후 운동하면 통증이 심해지는 것도, 위가 팽창해 복막 마찰이 커진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 식사 후 1~2시간 이상 경과 후 운동 | 위장 무게 감소, 인대 견인력 감소 |
| 운동 전 탄산·과당 음료 제한 | 위 팽창 억제, 복막 마찰 감소 |
| 충분한 수분 섭취 | 복막액 유지, 마찰 감소 |
| 점진적 운동 강도 증가 | 횡격막 혈류 점진적 증가 |
| 깊고 규칙적인 호흡 | 횡격막 경련 예방 |
4. 통증이 왔을 때 — 멈추지 않아도 된다
달리다가 옆구리가 아프면 무조건 멈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몇 가지 방법으로 통증을 줄이면서 계속 달릴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건 호흡 패턴을 바꾸는 것이다. 코로 깊게 들이마시고 입을 오므려 천천히 내쉬는 복식 호흡을 의식적으로 하면 횡격막 경련이 풀리는 경우가 많다. 아픈 쪽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서 달리는 방법도 효과가 있다. 복막 자극이 줄고 인대 견인 각도가 바뀌기 때문이다. 속도를 늦추고 몸통을 천천히 옆으로 늘리는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달리기를 막 시작한 사람일수록 ETAP을 자주 경험하는데, 몸이 충격과 하중에 적응하면서 자연스럽게 빈도가 줄어든다. 오래 달릴수록 덜 아픈 건 이 때문이다.
마무리하며
옆구리 통증은 체력 문제가 아니다. 횡격막 허혈, 내장 인대 견인, 복막 마찰이라는 세 가지 메커니즘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 결과다. 식후 바로 달리거나, 처음부터 너무 세게 뛰거나, 탈수 상태에서 운동하면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악화된다. 통증이 왔을 때 복식 호흡과 손으로 누르기를 시도해보고, 예방이 목적이라면 운동 전 조건부터 챙기는 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