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는 같은 곳에 두 번 치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위로가 되는 말이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연평균 약 23회, 많으면 100회 가까이 벼락을 맞는다는 관측 기록이 있다. 같은 곳에 반복해서 떨어지는 이유는 우연이 아니라 번개가 발생하는 물리적 조건과 정확히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1. 번개는 전기장이 가장 강한 지점을 찾아간다
번개는 구름과 지면 사이에 전위차가 쌓였을 때 그 차이를 해소하는 방전 현상이다. 방전은 전기장이 가장 강하게 집중되는 지점, 즉 저항이 가장 낮은 경로를 따라 발생한다. 뾰족하고 높은 지형이나 구조물은 전하가 집중되기 쉬운 조건을 만든다. 피뢰침의 원리도 여기서 나온다. 건물보다 더 높고 뾰족한 금속 막대를 세워 번개가 그쪽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2.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실제 낙뢰 기록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높이 381m로 오랫동안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 중 하나였다. 주변 지형에서 가장 뾰족하게 솟아있는 이 건물은 뇌우가 발생할 때마다 전하가 집중되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실제 관측 기록에서 이 건물은 연간 수십 회의 낙뢰를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 번의 뇌우 동안 짧은 시간에 여러 차례 연속으로 맞은 사례도 기록되어 있다.
같은 원리로 높은 철탑, 산 정상의 송신탑, 골프장의 고립된 나무 같은 지형지물도 반복적으로 낙뢰를 맞는다. 번개가 "선호하는" 위치가 실제로 존재하는 셈이다.
3. 피뢰침이 있어도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피뢰침은 번개를 막는 장치가 아니라 번개가 안전하게 접지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피뢰침이 설치된 건물도 여전히 낙뢰를 맞지만, 그 전류가 사람이나 전기 설비를 거치지 않고 땅으로 바로 흘러가도록 설계되어 있어 피해를 막는다. 뇌우가 칠 때 높은 건물 옥상에 올라가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피뢰침이 있어도 그 근처는 여전히 전류가 흐르는 경로이기 때문이다.
마무리하며
번개가 같은 곳에 여러 번 떨어지는 건 우연이 아니라 그 지점이 전기장이 집중되는 조건을 반복해서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높고 뾰족한 지형일수록 이 조건에 잘 들어맞고, 그래서 특정 건물이나 지형은 매년 반복적으로 낙뢰를 맞는다. 뇌우가 칠 때는 높은 곳이나 고립된 나무 아래를 피하는 게 속담보다 훨씬 믿을 만한 안전 수칙이다.
참고 자료: 기상청 낙뢰정보(km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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