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51

나이 들수록 근육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의 생리학적 원인

40대 이후에 운동을 따로 하지 않으면 근육이 줄어든다는 건 막연하게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줄어드는 걸까. 젊을 때는 운동을 안 해도 근육이 유지됐는데 나이가 들면 왜 같은 조건에서 근육이 감소하는 걸까. 이 변화는 단순히 활동량이 줄어서가 아니다. 호르몬 분비, 단백질 합성 능력, 신경 신호 전달, 만성 염증이 동시에 변하면서 근육을 만드는 쪽보다 분해하는 쪽이 우세해지는 생리학적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 상태를 근감소증(sarcopenia)이라고 부른다. 근감소증은 노화의 자연스러운 결과처럼 보이지만 진행 속도와 정도는 생활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1. 근감소증이 시작되는 시점과 속도 — 숫자로 보면 심각하다근감소증은 생각보다 일찍 시작된다. 근육량은 25~30세 전후로 정점에 달했다가 30대 ..

생활건강 2026.08.15

술 마신 다음 날 머리가 아픈 이유 — 아세트알데히드와 숙취 두통의 구조

국내 음주 인구의 약 75%가 숙취를 경험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그중 두통을 호소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그런데 숙취 두통의 원인을 물으면 대부분 "물을 못 마셔서", "술이 세서", "빈속에 마셔서"라고 답한다. 이 중 맞는 말도 있지만 핵심을 짚지는 못한다. 두통의 직접적인 원인은 알코올 자체가 아니라 알코올이 분해되는 중간 단계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라는 독성 물질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알코올보다 독성이 약 10~30배 강하다. 이것이 혈관을 확장시키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면서 두통을 만든다. 술을 마신 양보다 이 물질이 얼마나 빠르게 처리되느냐가 숙취 강도를 결정한다. 1. 알코올이 분해되는 경로 — 아세트알데히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알코올(에탄올)이 몸에 들어오면 간에서..

생활건강 2026.08.13

피부 자외선 노출이 비타민 D 합성으로 이어지는 과정

겨울마다 비타민 D 보충제를 챙겨 먹다가 봄이 되면 잊어버리는 패턴을 반복한 적이 있다. 여름에는 야외 활동을 많이 하니 따로 챙길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피부에서 비타민 D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햇빛을 받는다고 해서 충분한 비타민 D가 합성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자외선 중에서도 특정 파장만 합성에 관여하고, 시간대와 계절에 따라 그 파장이 지표면에 도달하는 양이 크게 달라진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합성이 거의 차단된다. 피부색과 나이도 합성 효율에 영향을 준다. 햇빛을 받고 있어도 비타민 D가 만들어지지 않는 조건이 생각보다 많다. 1. 비타민 D 합성에 관여하는 자외선 파장 — UVB의 역할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315~400nm), UVB..

생활건강 2026.08.10

간헐적 단식이 세포 자가포식(오토파지)에 미치는 영향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오토파지(autophagy) 메커니즘을 규명한 일본 과학자 요시노리 오스미(大隅良典)에게 돌아갔다. 오토파지라는 단어 자체는 1960년대부터 쓰였지만 그 분자 수준의 작동 기전이 밝혀진 건 1990년대 이후의 일이다. 노벨상 수상 이후 오토파지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간헐적 단식과 연결되면서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지게 됐다. 단식을 시작하고 약 12~16시간이 지나면 혈중 인슐린과 mTOR 신호가 억제되면서 오토파지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세포가 스스로를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이 과정이 노화, 암, 신경퇴행성 질환과 연결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단식의 의미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서게 됐다. 1. 오토파지란 무엇인가 — 세포 안의 재활용 시스템오..

생활건강 2026.08.06

구강 건강이 심혈관 질환 위험과 연결되는 생물학적 경로

치과 치료를 미루는 이유는 대부분 두 가지다. 아프지 않아서, 혹은 바빠서. 잇몸에서 피가 가끔 나도 양치 방법의 문제거나 일시적인 것이라 넘기기 쉽다. 그런데 이 선택이 심장 건강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치주 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약 20~50%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상관관계를 넘어 인과 경로도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잇몸 세균이 혈액으로 침투하고, 혈관 벽에 염증을 일으키고, 죽상동맥경화를 촉진하는 경로다. 입 안의 일이 심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 1. 잇몸이 혈관으로 통하는 이유 — 치주 조직의 해부학적 구조잇몸은 혈관이 풍부한 조직이다. 치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치주 인대와 치조골..

생활건강 2026.08.05

자고 일어났을 때 허리가 아픈 이유와 척추 구조의 관계

아침에 일어나서 허리가 뻐근하고 아픈 경험은 꽤 흔하다. 자고 일어났는데 왜 허리가 아플까. 잠을 자는 동안 허리를 무리하게 쓴 것도 아닌데 일어날 때 가장 불편하고, 활동을 시작하면 점차 나아지는 패턴이다. 이 현상은 수면 중 척추 디스크에 수분이 차오르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 낮 동안 체중을 지지하며 압박을 받은 디스크는 수분을 잃고 납작해지지만, 누워서 자는 동안 압박이 줄어들면서 수분을 다시 흡수해 부피가 늘어난다. 이 과정이 척추 주변 조직에 긴장을 만들고 아침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단순히 잘못 잔 것이 아니라 척추가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생리학적 현상이다. 1. 척추 디스크의 구조 — 수분을 머금고 내보내는 구조체척추는 33개의 척추뼈(vertebra)가 세로로 쌓인 구조다...

생활건강 2026.08.02

스트레스가 면역세포 활성도를 낮추는 신경내분비 경로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를 앞두고 유독 감기에 잘 걸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긴장 상태가 유지되다가 일이 끝나고 나서야 몸이 탈진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와 면역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걸 경험으로는 알면서도 왜 그런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말은 사실이고, 그 경로도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다. 뇌가 스트레스를 감지하는 순간부터 신경계와 내분비계가 연달아 반응하고, 그 결과가 면역세포의 수와 활성도에 직접 영향을 준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연결이 실제로는 꽤 정밀한 생리학적 경로를 통해 작동한다. 1. 스트레스 반응의 시작 — HPA 축과 SAM 축뇌가 스트레스 자극을 감지하면 두 가지 경로가 동시에 작동한다. 하나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

생활건강 2026.07.31

걷기 운동이 30분 이상 지속될 때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

걷기는 운동이라고 부르기 민망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숨이 차지도 않고 땀도 별로 안 나니까 효과가 없을 것 같다는 것이다. 이 생각이 틀렸다는 건 수십 년간의 역학 연구로 거듭 확인됐다.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걷는 것이 제2형 당뇨 위험을 약 30% 낮추고,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을 약 35% 감소시킨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있다. 문제는 30분이 하나의 기준이 되는 이유를 모른다는 점이다. 10분 걷기와 30분 걷기는 단순히 시간 차이가 아니다. 30분을 넘기는 순간 몸에서 일어나는 생리학적 변화가 질적으로 달라진다. 에너지 공급원이 바뀌고, 호르몬이 분비되고, 혈당 조절 기전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1. 0~10분 — 몸이 준비하는 구간걷기 시작 직후 몸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준비 단계를 ..

생활건강 2026.07.30

식후 졸음이 오는 이유와 혈당 변화의 관계

점심을 먹으면 졸린 이유가 음식이 소화될 때 혈액이 위장으로 몰려 뇌로 가는 혈액이 줄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사실이 아니다. 인체는 어느 한 곳에 혈액이 집중되더라도 뇌 혈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자동 조절 기능을 갖추고 있다. 뇌 혈류가 식사 때문에 실제로 줄어드는 일은 거의 없다. 식후 졸음의 진짜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고 내려가는 과정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그리고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신경전달물질 오렉신(Orexin)이 억제되는 것이 실제 기전이다. 뇌로 가는 혈액이 줄어서가 아니라 뇌 안의 화학 신호가 바뀌는 것이다. 1. 혈당이 오르고 내리는 과정 — 인슐린과 졸음의 연결탄수화물을 먹으면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이 혈액으로 흡수되며 혈당이 오른다. 췌장이..

생활건강 2026.07.29

탈수 상태가 지속될 때 뇌 기능이 저하되는 생리학적 경로

오후가 되면 집중력이 갑자기 떨어지고 머리가 멍한 느낌이 드는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커피를 마셔도 해결이 안 되고, 잠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사고가 느려진다. 이 상태가 탈수 때문일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뇌는 체중의 약 2%를 차지하지만 전체 혈류의 약 15~20%를 소비한다. 뇌 조직 자체의 약 75~8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체중의 1~2%에 해당하는 수분만 빠져나가도 인지 기능이 측정 가능한 수준으로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체중 70kg인 사람이라면 700mL~1,400mL, 즉 물 한 컵 반에서 두 컵 반 정도의 수분 부족이 뇌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1. 뇌가 수분에 민감한 이유 — 혈액 점도와 뇌혈류의 관계탈수가 진행되면 혈..

생활건강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