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들고 숫자를 들여다보다 고개를 갸웃한 적이 있다. 공복 혈당은 분명 정상 범위였는데, 당화혈색소 수치 옆에 빨간 화살표가 붙어 있었다. 처음에는 검사 오류가 아닐까 싶었다. 두 수치 모두 혈당을 보는 지표인데, 왜 하나는 정상이고 하나는 높은 걸까.알고 보니 이 불일치는 오류가 아니라 두 검사가 측정하는 '시간의 범위'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었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공복 혈당 정상이라는 결과에 안심하다가 정작 중요한 신호를 놓칠 수 있다. 임상적으로도 이 두 지표의 불일치는 상당히 흔하게 관찰되며, 그 이면에는 복합적인 생리적 기전이 작동하고 있다.1.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무엇이 다른가공복 혈당은 8시간 이상 금식 후 측정한 혈액 내 포도당 농도다. 검사 당일의 대..